서늘한 숲/한국의 아름다운 길

영덕 블루로드

설리숲 2019. 6. 15. 00:42


 푸른 5월

 푸른 길







포구에 이르면 짭쪼름하고 비릿한 바다냄새가 달려듭니다.

여행이란 이런 낯설고 이국적인 풍취를 느끼는 매력적인 프로젝트입니다.

항구의 냄새와 푸른빛의 바다를 만나 내 또하나의 여행이 시작됩니다.

 

5월도 막바지.

이젠 봄이라 하면 민망하게 우리 곁엔 이미 여름의 기운이 가득합니다.

하늘도 푸르고 바다도 푸르고 숲속, 그리고 나뭇잎도 온통 푸르름의 향연입니다.








왜 블루로드지?

이 길을 걸음으로써 자연스레 그 해답을 얻습니다. 그런데 또 그놈의 영어.

5월의 자연을 닮아 사람들의 얼굴도 푸르고 해사합니다.

 






블루로드에는 나 말고도 많은 순례자들이 지나갑니다.

과연 한국판 산티아고라 할 만합니다.






밤새 파도소리를 들었습니다. 안날 밤 모두들 둘러앉아 일잔을 했지요.

그 후유증으로 깊은 잠에 못 들고 여러 번 잠을 깼습니다.

문득 잠을 깰 때마다 열어 놓은 창문으로 동해의 파도소리가 방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아침에는 이 방안에서 일출을 볼 수 있겠군.

비몽사몽 와중에도 근사한 해돋이를 기대하며 개잠에 들곤 했습니다.

그러나 날이 이마이 밝았는데도 붉은 빛은 없이 날이 흐린 건지 안개인지 창밖 풍경은 부옇게 머물러 있습니다.

안날과는 또다른 아침풍경을 맞습니다.

 




내내 바닷길을 걷습니다.

그늘이 별로 없는 이런 길은 햇빛이 없어 다행입니다.

 

첫날은 좀 생경했던 동무들과도 이젠 격의 없이 가까워졌음을 느낍니다.

사람 간의 이런 감정변화들이 살아가는 이유라는 생각을 합니다.

 

정오가 가까워질 무렵 비로소 희미하게나마 햇빛이 내려옵니다. 다시 바다가 푸르게 변색합니다.

















계절의 여왕 5월도,

  봄도 떠나가려 합니다.









칼리 사이먼 : You're So V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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