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노래를찾아떠나는여행

돌아와요 충무항에

설리숲 2018. 4. 3. 22:56

 

1971년 크리스마스 아침에 세계 최악의 화재가 있었다. 200여몀이 사망한 서울 충무로의 22층짜리 호텔 대연각의 대참사였다.

  ‘72년 미국영화 <타워링>은 이 사고를 모델로 제작되었다고 한다.

이 화재로 사망한 <젊은 연인들>의 작곡가 민병무와 작사자 방희준의 이야기를 지난번에 포스팅했거니와 또 다른 가수도 이 화재로 참변을 당했다.

 

조용필의 오늘이 있게 한 공전의 히트곡 <돌아와요 부산항에>의 원곡은 <돌아와요 충무항에>. 통영 출신의 가수 김성술이 작사하고 황선우가 작곡하였다. 김성술은 본명이고 예명은 김해일이다. 이 노래는 히트하지 못하고 사장될 뻔하였다.

김해일은 이 노래를 취입하고 군입대를 했다. 휴가를 나와 투숙했던 호텔이 대연각이었다. 가수로서의 꿈을 피워보지 못하고 비운에 져 버렸다.

 

작곡가 황선우는 고인의 노래를 제목과 가사의 일부를 고쳐 조용필에게 주었다. <돌아와요 부산항에>의 숨은 이야기다. 오랜 뒤 김해일의 유족들이 황선우를 상대로 고인의 유작에 대한 소송을 걸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사장될 뻔한 노래가 명예를 되찾은 것이다.

 

 

 

 

 

 

 

 

 

 

통영.

여러 번 여행했지만 언제나 이국적인 풍정에 매료된다. 특히 통영항을 중심으로 한 옛 시가지가 그렇다. 동피랑과 서피랑, 남망산에서 바라보는 통영항은 오래 전 보물섬을 읽을 때의 무한한 동경의 그 나라의 항구 같다.

계절이 바뀌어 이 동경의 항구에도 봄빛이 가득했다. 지금쯤은 이미 꽃잎들도 흩날려 떨어지고 있으리라.

 

 

 

 

 

 

 

 

 서피랑의 99계단

 

 

 

 이미 전에 그려진 그림이겠지만 요즘 사회현상인 미투운동에 동참한다는 메시지인 것 같아 묘한 기분.

 

 

 

 

 

 

 박경리

 

 

 

 김춘수

 

 

 

 서거 이후에도 오랫동안 타국에서 떠돌다 이 봄 고향 통영에 잠들다.

 

 

 

 

 동피랑의 벽화

 

 

 우연히 먹은 멍게비빔밥. 음식 사진 찍어 올리는 것 혐오하더니 나도 그짓을 하고 말았다.

 여태 내가 먹은 음식 중에서 가장 맛 나는 식사였다. 여행 말고도 이 집 음식 때문에 다시 가고프다. 멍게비빔밥 말고 다른 메뉴도 역시 맛 날 것이다. 

 

 

 

  꽃피는 미륵산에 봄이 왔건만

  님 떠난 충무항은 갈매기만 슬피 우네 

  세병관 둥근 기둥 기대어 서서

  목메어 불러 봐도 소식 없는 그 사람

  돌아와요 충무항에 야속한 내 님아

 

 

  무학새 슬피 우는 한산도 달밤에

  통통배 줄을 지어 웃음꽃에 잘도 가네

  무정한 부산배는 님 실어 가고

  소리쳐 불러 봐도 간 곳 없는 그 사람

  돌아와요 충무항에 야속한 내 님아

 

 

 

 

김성술 작사 황선우 작곡 김해일 노래 : 돌아와요 충무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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