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고깃집이나 횟집 상에 올라 인기를 끌고 있는 풀.
정식이름은 산마늘이지만 우리는 대개 명이나물로 통용하고 있다.
해발 700미터 이상의 고산지대에서 자생한다. 고산지대 아닌 곳에서 산마늘을 봤다면 틀림없이 재배작물이다. 오대산 설악산 지리산 등에서 자생하고 있는데 사람들 대개는 울릉도 특산종으로 인식하고 있다. 명이라는 이름도 울릉도 사람들이 부르는 이름이다. 재작년 봄에 울릉도로 여행 갔을 때 섬이 온통 명이 천지였다.
조선시대 약 100여 명의 사람들이 울릉도로 건너갔다. 가져간 식량이 다 떨어졌는데 기상이 나빠 배가 들고나지 못한 위기상황이 되었다. 겨울이 거의 끝나가는 무렵이었다. 파란 싹들이 눈 위로 뚫고 올라오자 절체절명의 사람들이 그것을 캐다 먹고는 아사의 위기를 모면했다고 한다. 명이(命荑)라고 부른 연유다. 또는 귀가 밝아진다는 의미의 明耳라고도 한다.
단군신화에 나오는 마늘이 이 산마늘이 아닐까 하는 추정도 한다고.
뚝심과 끈질긴 우리 민족성이 곰의 그것에서 그래서 생겨났다고 우리는 늘 들어왔다.
호랑이는 육식동물이라 쑥도 마늘도 못 먹는다. 그랬으니 내뺐을 테고 곰은 잡식성이니 뭐든 먹고 견뎠을 테고. 한 나라의 건국신화라는 게 다 이와 같다. 우리가 시조로 정한 단군도 다 허황된 것이라는 생각이다.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실체가 불분명한 존재를 국조로 숭배한다는 것...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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