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 물론 인간들의 지극히 주관적인 기준이지만 – 새를 명금류라고 한다. 꾀꼬리 쏙독새 두견이 등.
나는 휘파람새소리가 가장 좋다.
전문가들의 실험에 의하면 전라도 새, 경상도 새, 강원도 새 지역마다 그 소리가 조금씩 다르다고 한다. 말하자면 휘파람새들도 사투리를 쓴다는 이야기다.
휘파람새는 회귀본능이 철저한 철새로 겨울에 남쪽으로 가서 월동을 하고는 봄에는 반드시 자기가 태어난 곳으로 돌아온다고 한다. 그래서 그 지역의 다른 휘파람새들과 통용하는 고유의 소리를 낸다고 한다.
이것이 실화라면, 지역에 따른 소통부재로 동족인데도 불구하고 짝짓기 기회가 줄어들게 되고 종내 개체수도 줄어들지도 모르겠다.
유년시절에 산기스락이나 둑방 너머 둔치 어디쯤에서 휘파람새소리가 한껏 신명나는 봄날이면 처녀들과 아이들도 덩달아 가슴이 부풀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