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도 크고 가지도 넓게 뻗어서 넓은 장소를 차지한다. 숲에 빈 곳만 생겼다 하면 재빠르게 자리를 차지한다. 때문에 선구수종이라는, 즉 인간세의 선구자에 해당하는 별칭을 주기도 한다. 자리를 잡으면 이내 위로 쭉쭉 옆으로 확확 거침없이 몸피를 불린다. 이런 특성 덕에 나무 자신은 햇빛을 잘 받지만 그 아래에는 여타의 식물이 잘 자라지 못한다. 빛을 독점하려는 성질에 종족끼리도 모여 살지 않고 홀로 우뚝 서 있곤 한다.
꽃도 풍성하고 꿀도 많아 벌들의 인기목이기도 하다.
빨리 자라서 목재는 단단하지 못하지만 속살이 정갈하고 나이테가 없어서 목각재료로 각광을 받는다. 정선 숲에도 층층나무가 지천이었다. 안산 친구에게 놀러가면서 잔 받침으로 쓰라고 이 나무를 잘라 간 기억이 있다.
제삿날 어머니가 정성스레 쌓아올리듯
늙은 무당이 하늘로 하늘로 소지를 태워 올리듯
갓 수계한 스님이 발꿈치를 들고 부처님 전에 공양을 바쳐 올리듯
고요한 산골짝에서 층층나무가 층층이 자신을 밀어 올리듯
이홍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