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음악 이야기

파파 하이든

설리숲 2017. 3. 2. 01:21

 

 따뜻한 카리스마.

 주옥같은 음악들을 인류에 남긴 거장 하이든은 인성이 좋았다고 한다. 따뜻한 성품과 온화한 친화력으로 음악가 후배들이나 자신의 궁정악단원들을 이끌고 격려하는 다정다감의 파파 하이든으로 불렸다.

 하이든은 자신의 피아노 제자인 테레제 켈러를 사랑하여 결혼하고 싶어했다. 그러나 테레제는 결혼을 거부하고 수녀가 되어 버렸다. 그녀에게 언니가 있어 마리아 안나였다. 그녀의 아버지는 하이든에게 테레제 대신 마리아와 결혼하기를 제안했다. 어떤 사정이 있었는지는 모르나 하이든은 이 제안을 수락하여 마리아와 결혼하였다. (이 사람은 애인이 처제가 된 경우다.)

 

 그런데 마리아는 소크라테스의 크산티페를 능가하는 악처였다. 그녀의 성정을 아는 지인들은 멀리서 보고도 피해 다닐 정도였다고 한다. 전설처럼 전해오는 그녀에 대해선 다음에 포스팅하기로 하기로 한다.

 아무튼 동서고금 유명한 그런 악처의 행실에도 하이든은 묵묵히 자기중심을 잡으며 음악의 길을 걸었다. 낙천적인 기질과 온화한 성품을 지닌 인물이라는 걸 말해 준다.

 

 하이든은 에스테르하지 家에서 반평생의 음악활동을 했다. 1772년 여름, 니콜라우스 에스테르하지는 별장에서 휴가를 보냈는데 자신들의 가족만이 아니라 악단단원들까지 함께 그의 스케줄에 동참해야 했다. 그곳에서 후작이 원할 때마다 연주를 했고 그 외엔 연습을 하는 생활이었다. 휴가가 길어지면서 단원들은 심신이 고단해졌고 오랫동안 가족도 보지 못하면서 불평불만이 커져 갔다.

 이때 하이든은 교향곡 하나를 작곡했다. 그리고 후작 앞에서 연주를 하였는데 마지막 악장에서 연주 중에 주자가 하나씩 보면대의 촛불을 끄면서 퇴장했다. 연주 끝 무렵에는 바이올린 주자 두 명만이 남았는데 악장인 알로이스 루이지 토마시니와 하이든이었다. 이 두 사람 마저 퇴장하고 나자 연주장엔 에스테르하지 혼자만 남게 되었다. 후작은 그제서 하이든과 단원들의 고충을 알아채고 명령을 내려 바캉스를 끝냈고 단원들에게도 휴가를 주었다고 한다.

 

 팀의 리더로서 단원들에 대한 애정과 배려심으로 고안해 낸 퍼포먼스였다. 과연 파파 하이든이었다이것이 그 유명한 45번 교향곡이며 이 일화로 인해 <고별>이라는 부제가 붙은 곡이다.

 

 

 

 

하이든 교향곡 45번 <고별> 4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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