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가사에 나오듯이 울산은 잣나무 숲이 있는 고즈넉하고 한적한 바닷가 마을이었다. 울산의 역사는 현대조선소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겠다.
이 아름다운 바닷가마을은 정주영이 5만분의 1 지도를 가지고 서양에 가서 돈을 빌려온 전설 이후로 기형적으로 팽창하였다.
현대 직원과 그에 딸린 식구들이 정착을 하며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분야에서 현대와 그 궤를 같이하며 소위 ‘현대시(現代市)’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또한 한국경제 근대화의 상징이기도 해서 다른 건 돌아볼 염도 없이 오로지 공장을 짓고 만들고 수출하는데 온 국력을 쏟았다.
내 국민학교 사회 교과에도 공장굴뚝이 숲을 이루는 현상을 조국근대화의 첩경이라 수업했다. 그리고 그것을 대치하고 있는 북괴와의 경쟁에서 이기고 있다는 반공교육과 연계시키는 것도 그 시절의 주류였다.
문화라는 건 사치였고 오로지 굴뚝 숲에서 시커먼 연기를 내뿜는 것이 당시 최고의 이데올로기였다.
아산 정주영은 울산의 창조주다. 베트남의 호치민 시가 그렇듯이 울산도 '정주영 시'로 개칭을 해도 이상할 것 없다.
울산과 한국은 공업국가로 발돋움하였고 그 결과 오염과 생태파괴 등의 새로운 문제를 맞기에 이르고 그 이후로는 그것과의 전쟁 같은 과제를 풀이하는 과정의 나날이었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삭막하고 각박한 대도시 울산은 그간의 각성과 노력으로 지금은 막가파식 팽창주의보다는 사람을 생각하는 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이제는 사람이 중심이 되는 시대다. 온 누리의 현재의 패러다임이 그렇다.
다시 잣나무 숲에서 실백자 얹은 전복쌈을 먹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겨울여행으로 울산을 돌아보았다. 내적으로 곪은 상처가 많아 보이는 것은 나뿐일까. 곳곳에 산재하는 명승지도 그렇고.
울산은 바닷가지만 진정한 옛 바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건 진하해변과 방어진 정도다. 그 외에는 대부분 공장지대다. 앞으로 할 일이 많아 보인다.
금비단비 노래 : 울산 아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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