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상남자

설리숲 2015. 4. 6. 23:30

 

 양양 하조대 일대는 바다 위에 기암괴석과 절벽이 어우러진 명승지다.

 절경과 함께 곳에 따라 발밑으로 아찔하게 바다가 굽어보이는 곳도 있다.

 

 엄마와 남자아이가 손을 잡고 놀러 왔다. 꼬마는 대여섯 살 정도 돼 보인다. 아래로 시퍼런 바닷물이 넘실대니 엄마가 약간 호들갑을 떨며

 “어유 무서워 떨어질 것 같애!” 하니 꼬마가 당차게 대꾸해준다.

 

  “괜찮아, 내가 손 꼭 붙잡고 있잖아”

 

 아니 저 녀석! 저런 놈이 다 있나.

 딸은 아들에게는 없는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다 한다. 딸에게는 없는 듬직함이 아들에게 있다. 저런 놈을 아들로 둔 엄마는 얼마나 미덥고 행복할까. 나도 괜히 기분이 좋아져서 자꾸만 그놈을 돌아보았다. 허 그놈!!

 하긴 꼬마가 그 정도면 그만큼 평소 엄마의 아들에 대한 애정과 관심과 유대감이 진했을 테니 그 엄마도 참 좋은 엄마이리라 여겨진다. 허 그놈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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