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을 좋아했고 산책을 좋아했고 그 속에서 명상을 즐겼던 안토닌 드보르작.
또한 그는 현악기를 좋아했고 걸맞지 않게 기차를 좋아했다.
프라하의 기적소리만 울리면 뛰어나가 기차구경을 했다고 한다. 기차는 첨단문명의 상징과도 같은 것이어서 보헤미안과는 영 어울리지 않는다. 어쨌든 그가 나중에 신대륙 아메리카로 건너간 동기에 기차의 유혹도 포함돼 있을 거란 추측이 있을 정도다. 그렇다면 기차에 대한 곡도 하나쯤은 있을법한데 그렇지 않은 것도 아이러니다.
드보르작은 유독 현악기를 좋아해 자신의 음악에 현악기를 많이 편성했다. 현악4중주를 13곡이나 만들었고 <현을 위한 세레나데 op.22>나 <첼로 협주곡 Op.14>,<슬라브 무곡>은 가장 아름다운 현악기의 진수를 들려준다.
차이코프스키와 함께 미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생활을 한 드보르작은 신대륙에서 교향곡 9번을 작곡하였다. 이 교향곡은 나중에 <신세계로부터>라는 부제가 붙여졌고 이것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잘 아는 신세계교향곡이다.
흔히 차이코프스키의 비창, 베토벤의 운명, 슈베르트의 미완성을 3대 교향곡이라 한다. 특별히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애호한다는 말이겠다. 그런데 나는 드보르작의 이 교향곡 9번이 가장 듣기 좋고 심지어는 황홀하다.
특히 4악장에서 드보르작의 현악기에 대한 애정이 가장 확실하게 들어있다. 웅장한 스케일의 악장에서 현악기들의 날림은 가히 음악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다. 현악기로도 이렇게 웅대한 음악이 되는구나. 이 곡을 들으면서 느끼는 감정은 듣는 관객보다도 연주하는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이 더 신명나고 흥분할 것 같다는 것이다.
새봄 3월에 구스타보 두다멜이 LA필하모닉과 함께 내한공연을 한다. 아직 젊은 나이지만 두다멜은 현재 가장 인기 많고 늘 화제가 되는 슈퍼스타다. 그의 지휘 모습을 보면 음악이 들리지 않아도 듣고 있는 것 같은 마력이 있다.
이번에 연주할 레퍼토리에 드보르작의 신세계교향곡이 포함돼 있다. 두다멜이라는 이름 하나만으로도 설레는데 드보르작이라니! 두다멜의 지휘로 듣는 신세계는 정말 황홀할 것 같다. 예매를 하려는데 A석 B석 C석은 표가 없다. R석은 군데군데 남아 있는데 너무 비싸다. S석도 몇 장 안 남았는데 미루다가 놓칠지도 모르겠다. 늘 느끼는 건데 이 콘서트 좌석시스템에 불만이 많다. 다음에 한번 이것에 대해 포스팅하려한다.
안토닌 드로르작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 4악장 Op.95
비엔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지휘 :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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