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노래가 나온 게 70년대 말 그 어름이었을 거다.
'섹스', 혹은 그 단어에서 파생된 낱말들이 함부로 입에 올려서는 안 될 금기어처럼 인식되던 때,
용감하게 한국사회를 강타한 이 노래.
참 제목도 야리꾸리하다 생각했다. 섹시 뮤직?
성적인 음악? 음란한 음악? 외설적인 음악?
우린 이걸 순 우리말로 바꾸어 '콩까는 노래' 혹은 '콩타령'이라 했다.
제목만으로도 폭발적인 이슈와 관심을 일으킨 노래는 또 그만큼의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제목이 주는 뉘앙스처럼 외설적이고 성적인 노래는 전혀 아니다.
'슈가팝'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음악으로 대중 앞에 느닷없이 나타난 놀란스는 사춘기의 머슴애들에게 충격을 준 여성 보컬그룹이다.
금기시 됐던 섹시라는 말을 노래 제목으로 붙인 과단성으로부터, 몸에 착 들러붙은 의상을 입고 가슴과 엉덩이를 흔들어대던 그들에게서 아이들은 사춘기 특유의 성적인 환타지를 느꼈다.
당시 한국의 사회는 유신시대가 끝나고 어수선했고 대중음악계는 여전히 통기타와 청바지의 시대가 끝나지 않은 때여서 야리꾸리한 제목과 함께 건너온 이 금발미녀들의 충격은 대단한 것이었다.
더불어 서양인들의 성에 대한 관대하고 자유분방함을 보았으며 특히 이들의 모국인 영국 여자들에 대해서는 막연하게 저속하고 헤픈 여자들이라는 인식을 갖기도 했다.
이후 유럽의 여성 팝그룹들이 봇불처럼 한국 시장에 몰려드는 계기가 됐다. 이들은 스탠다드한 정통 유로팝의 한 시대를 풍미하고는 강물처럼 사라져 갔다.
아라베스크(Arabesque), 바카라(Baccara), 아 라 카르트(A La Carte), 트릭스(Trix), 바나나라마(Bananarama) 등이 그들이다.
The Nolans : Sexy 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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