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섬 여행은 늘 그렇다.
울릉도에 들어가기로 한 날 풍랑이 일어 하루를 더 체류하고 이튿날에야 배를 탔다. 어느 섬이든 바로 들어가는 경우가 없었다. 보길도는 세 번을 갔건만 한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섬에게 나는 반가운 존재가 아님을 절감하곤 한다.
어찌 울릉도에 가긴 했지만 독도로 가는 해상에서는 또다시 비가 내리며 바람도 인다. 독도에 접안은 못하고 섬 주위를 일주하는 것으로 대신한다는 안내방송이 나온다. 이곳의 기후특성상 접안하는 경우가 훨씬 적다고 하니 그리 섭섭할 건 없다.
섬이야 그저 손바닥만 한 바윗덩어리니 올라본들 별 의미는 없다. 게까지 가서 그것을 눈으로 한번 보는데 의미가 있는 거지.
짜장 별것도 아닌 것을. 그 바윗덩어리 때문에 영토분쟁이 일고 역사와 전통까지 들먹거리며 전쟁도 불사한다는 거대한 소용돌이 형세다. 그 바윗덩어리가 수많은 사람들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으며 어제도 오늘도 사람들이 찾아들고 있다.
바윗덩어리 하나에 없던 애국심이 결집한다.
나도 거길 가면 가슴이 뜨거워질 것 같았는데 그렇지는 않다. 그저 조그만 갈매기 섬이다.
그냥 허무하고 애달프다.
사동항 매점에서 독도 경비대에 선물할 위문품을 판다. 몇몇 사람이 들고 갔으나 접안을 못하니 그냥 들고 돌아온다. 아마 그게 못내 서운할 것이다.
섬이로되 섬 같지 않은 작은 바위.
이제는 보지 못할 것이다. 별 감흥은 없었어도 일생에 한번 거길 갔다는 것 자체만으로 나는 아주 좋은 추억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한돌 작사 작곡 서유석 노래 : 홀로 아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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