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음악 이야기

정선 은진다방

설리숲 2013. 12. 23. 01:16

 

 서울서 놀러온 처자 셋이서 커피를 마시겠다고 읍내를 둘러보다 들어선 곳이

 ‘은진다방’

 야, 니 이름이랑 똑같다야!

 테이블에 앉은 처자들은 메뉴를 정하느라 한참 골머리를 앓는다. 카페라테 에스프레소 카페모카 콘파냐 라테마키아토, 심지어는 아이스모카치노까지 거론하며 한참을 재잘거리고는 드디어 메뉴를 정하고 레지를 불렀다.

 

 카푸치노 하나 아메리카노 하나 카페라테 하나 주세요!

 

 주문을 받은 레지 아가씨가 주방에 대고 소리친다.

 

  이모! 커피 셋~~

 

 

 커피하우스에 가면 뭔 종류가 그리 많은지. 커피를 좋아하는 나도 마셔 보면 다 그게 그거고 별거 아니더만 여자들은 또 어찌 그리 예민하게 구는지. 커피 한 잔을 놓고 전문가처럼 품평회를 하고 사진을 찍고 카톡에 올리고...

 

 찾아온 손님들을 접대하여 커피를 끓여 내놓으면 아주머니들은 커피보다 커피잔에 더 관심을 준다. 높이 쳐들어 밑바닥을 살펴 어디 제품인가를 확인하는 고약한 습성이 있다.

 

 

 

 

세계 3대 음료는 차 커피 와인이다.

작곡가 정덕기의 가곡에는 이 세 가지 음료를 소재로 한 노래가 다 있다.

오늘은 커피를 업로드한다.

 

         백승희 작사 정덕기 작곡 김정연 노래 : 커피 

 

 밤새도록 너를 생각하며

고독을 마신다

너와 함께 마신 그 황홀한 맛

내 마음에 남았는데 이 밤

바람은 불고 눈은 퍼붓고

너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니

무엇 하고 있니

 

 

 정덕기는 우리 가곡의 소재가 폭넓고 다양화돼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위 세 가지 음료 노래 외에도,

 수박 쌀 된장 김치 따로국밥 북어 껌 메밀묵 누룽지 꽁보리밥 멸치똥 등 별로 노래가 될 것 같지 않은 잡다한, 그러나 일상에서 가장 많이 접하는 것들(특히 음식들)을 소재로 한 가곡을 많이 작곡하였다.

 덕분에 우리는 천편일률적인 성향에서 벗어나 좀더 풍부한 노래들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서늘한 숲 > 음악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휘파람을 부세요  (0) 2013.12.27
아베 성모 마리아  (0) 2013.12.25
비파를 아십니까  (0) 2013.12.22
열일곱 살에 진실을 알았다  (0) 2013.12.18
질투  (0) 2013.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