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성한 여름 숲은 그야말로 초목의 세계다.
빽빽한 그 숲은 어둑어둑하다. 온갖 식물이 번성하는 계절이다.
낙엽이 지고 황량해져 가는 가을의 숲은 붉은 색이다.
여름엔 잘 보이지도 않던 단풍나무 천지다.
산엔 다른 나무는 없고 오로지 단풍나무만 있는 것 같다.
그러던 것이 이맘 때가 되면 숲은 온통 노란 색이다.
다른 나무는 없고 생강나무만 있는 것 같다.
점령한 것이 아니라 섞여 있다가 어느 순간에 도드라진 것 뿐이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 했나.
바야흐로 꽃잎 지고 녹음이 우거지면
이 많은 생강나무도 숲속에 묻혀 잘 눈에 띄지 않을 것이다.
오묘한 숲의 세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