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생물은 독특한 자기보호본능이 있어 그 기발한 생태에 감탄할 때가 있다.
이 녀석도 대단한 녀석이다.
누가 가까이 가거나 수상한 자극이라도 감지하면 세차게 몸을 흔든다.
제 몸이 아니라 재가 달라붙어 있 풀을 흔들어대는 것이다. 얼마나 요란하게 흔드는지 그 정도면 아무리 재빠른 새도 도저히 쪼아먹을 수 없을 것 같다.
이 사진을 찍느라 시간 많이 걸렸다. 모시풀을 얼마나 흔들어 대는지 여러 번 시도했으나 접사를 못 찍다가 녀석도 지쳤는지 아니면 내게서 위험요소를 못 느꼈는지 나중엔 가까이 카메라를 들이대도 얌전히 있었다.
새나 나비 등은 무늬가 화려하고 색상이 강렬할수록 아름다운데
우화되기 전의 벌레들은 반대로 그럴수록 더 징그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