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그냥 내버려 둬

설리숲 2011. 1. 13. 13:09

 

 종착역이 멀지 않았다. 어김없이 흘러나오는 가야금 연주곡. 렛 잇 비<Let It Be).

 멀거나 가깝거나 기차여행 끝에 듣게 되는 곡이다. 음악의 호오를 떠나 가야금 연주곡, 그 중에서도 렛잇비로 선곡한 이유는 뭘까 생뚱한 의문을 가져 보기도 한다.

 이것이 버릇 되어 기차가 아닌 다른 어떤 장소에서 이 곡을 들을 때도 아스라한 여정을 느끼기도 한다. 이른바 조건반사라는, 음식을 주지 않아도 종소리만 들어도 개가 침을 흘린다는 그 생리현상이다.

 이 곡은 숙명여대 재학생과 졸업생들로 구성하여 창단된 가야금 연주단의 곡이다.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가야금은 국악을 연주할 때 그 아름다움이 극대화 된다고 생각한다. 악기와 음색의 특성상 외국 팝들은 어째 좀 동떨어진 감이 있다.

 어쨌거나 숙명가야금연주단의 이 곡을 들으면 여정의 설렘과 더불어 종착역이 가까워 온다는 안도감이 뇌와 몸에 스르르 감기어 드는 것이다.

 

 

 마리아가 다가와서 말했지

 그저 모든 걸 순리에 맡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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