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엔 자전거용 도로를 쉽게 볼 수 있다.
젤 처음 이 도로를 고안해 낸 사람이 그 해 신지식인으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아무 것도 아닌 듯 해도 기발한 아이템임은 분명하다.
한데 취지와는 다르게 그걸 시행하는 사람들이 영 시원치가 않다. 번드르르하게 모양을 내서 자전거도로를 만들긴 했지만 실용성이 없다. 중간 중간에 길이 끊기거나 높은 턱, 점포나 상인들이 진열해 놓은 물건들, 자동차가 지나는 길 등 도저히 자전거를 위한 도로가 아니다. 그저 탁상행정이라는 비난을 받기 딱 좋은 시설이다. 특히 지방 소도시는 거의 그렇다. 기실 그곳을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은 거의 없다. 내가 봐도 참 불편한 길이다.
자전거도로는 대신 실용을 떠나 레포츠로 각광을 받고 있다. 공원이나 강변을 따라 만들어 놓은 도로는 시민들이 많이 애용하고 있다. 그나마 좋은 현상이지만 이왕이면 실용적인 용도로서 자전거도로가 활성화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경제도 어려운데.
환경도 어려운데.
이 자전거가 운동으로서 아주 좋다고 한다. 수영이나 줄넘기와 함께 아주 이상적인 스포츠라고 한다. 햇빛 가득 쏟아지는 저녁 나절에 강가를 따라 내달리는 자전거 풍경은 참 근사하다. 그게 예쁘고 아름다운 여성이라면 더욱 그렇다. 자전거가 여성들의 몸매 조절에도 아주 탁월하다고 한다. 내가 아는 한에도 그렇다.
소싯적(?)에 춘천에서 자전거동호회를 나간 적이 있다. 싸이클이었다. 자전거 차체가 날씬하고 날렵하다. 안장보다 핸들이 낮아 상체를 180도로 구부리게 된다. 그래서 싸이클 타는 모습은 멋있다. 더구나 싸이클은 특성상 속도를 즐기는 것이니까 그 멋진 자세로 질주하는 건 더욱 매력 있다.
우리 동호회에는 여자들도 많았다. 다들 몸매가 환상적이었다. 그래서 자전거가 몸매조절에 좋다는 걸 나는 신뢰하는 것이다.
한데 요 복장이 그렇다. 선수들이야 그것이 직업이고 속도로 경쟁을 해야 하니까 복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바람의 장애를 최소한 줄이려는 과학적인 노력이 지금도 계속 진행 중이다. 몸에 딱 달라붙고 바람 저항을 덜 받는, 그래서 몸매 윤곽이나 심지어 근육까지 다 드러날 정도의 유니폼을 입는 것이다. 민망하기도 하고 멋있기도 하다. 헬멧에다 고글까지 쓰고 날렵한 자전거를 타고 바람을 가르는 그들이야 얼마나 멋진가.
한데 선수도 아니고 한낱 취미로 즐기는 동호회 사람들이 꼭 그런 옷을 입을 것까지는 없는데도 사람들은 너나없이 선수처럼 착 달라붙는 스판옷 입는 걸 즐긴다. 하기야 다른 취미생활도 다 그렇다. 뭐든 즐기기 위해서는 약간의 허영도 따른다. 등산 자체보다도 유명브랜드 장비를 갖추는 걸 즐기고, 비싼 낚싯대를 고기가 알아보고 걸려 드는 건 아닌데도 값비싼 용구들로 약간의 허영심을 만족시키기도 하는 것이다.
우리 동호회 사람들도 다들 스판 옷에다 멋진 고글을 착용하고 나온다. 다들 몸매가 좋아서, 특히나 여자들의 그런 차림이 나는 싫지가 않았다 원츄~~
주로 벨로드럼을 돌지만 때로는 운동장을 떠나 도로로 나갈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일렬로 늘어서서 달리는 것인데 싸이클은 180도로 몸을 구부려야 하기 때문에 바짝 엎드려 고개를 쳐들면 앞 사람의 궁둥이만 보이게 된다. 쭉쭉빵빵 육감적인 여자가 딱 달라붙은 스판 옷을 입고 씰룩이는 궁둥이를 바로 눈앞에서 보는 것인데, 으흐흐 을매나 흥분되던지...
나는 자전거를 좋아한다. 특히나 날렵한 싸이클을 무척 좋아한다. 가파른 산골에 살다 보니 자전거를 탈 여건이 안 돼서 아쉽다. 자전거전용도로 시설이 잘 되어 있는 특히 서울에 사는 사람들이 참 행복하겠다는 생각을 한다.
벌써 10년도 더 지났지만 아직도 그때 입었던 스판 옷을 버리지 않고 있다. 어느 때 보니까 낡아서 해진 곳이 있다. 언제 다시 입을 기약도 없고 옷은 그냥 서랍장에서 저 혼자 낡고 해져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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