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쁜 아이가 있다. 줄 것이 없다.
오늘도 과자는 내가 먼저 먹어 버렸다.
그녀의 여행가방에는 늘 과자가 있다. 그러나 나는 그녀가 그걸 꺼내 먹는 걸 거의 본 적이 없다. 처음엔 혹 나를 주려는 건 줄 알고 김칫국을 마시기도 했지만 그것도 아니었다.
아이를 좋아하는 여자.
여행길에 늘 부딪치게 되는 수많은 사람들. 그녀는 아이만 보면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야 너 몇 살이니?
그리고는 이것저것 말을 시키며 손을 만지고 머리를 쓰다듬고-
그리고 가방을 열어 과자를 꺼내 준다.
결혼은 안해도 아이는 갖고 싶다는-
한번은 내가 그럼 애 하나 낳으라고 실없이 건넸다가,
당신이 하나 낳아 줄래? 나 오늘부터 배란기야.
크헐! 그 표정이 하도 진지해서 난 그만 머쓱하게 꼬랑지를 내리고 말았다는.
여행가방에 과자를 사 넣어다니는 그녀의 마음이 고와 나도 따라하려고 했는데,
과자만 잔뜩 사 넣으면 뭐하나, 내 입으로 먼저 들어가 버리는 걸......
정작 이쁜 아이를 만나면 줄 게 없다.
역시 난 아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