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술? 음 술..

설리숲 2007. 6. 26. 02:30

 

 

 작금 술에도 사대주의 풍조가 만연해 있다. 

 위스키나 브랜디 등 양주는 고급한 술이라 폼잡고 마시고 소주나 막걸리는 그냥 대충 마시고...

 양주는 비싼 거니까 아무나 마실 수 없고 거기 걸맞는 세련된 사람이 마시는 거고, 소주는 서민들 누구나 부담없이 마시는 거고...

 나야 술하고는 궁합이 안 맞으니 어떤 술이 좋은지 나쁜지를 판단할 수 없지만...   사실 나는 모든 술이 다 좋다.

 아니다 모든 술이 나를 거부한다.

 그러니 나는 이방인이다 크하하


 다만 양주는 고급이고 국산은 저급이라는 된장남녀들의 행태가 꼴보기 싫은 거다.

 양주가 비싼 건 주세가 많이 붙어서 그렇다는 건 다 암시롱~

 소주도 외국에 나가서는 비싼 주세가 붙어 엄청 비싸다는거...


 술은 그 재료가 아주 다양하다.

 말하자면 그 지역에서 나는 재료로 술을 만드는 게 통례다.


 프랑스는 포도가 많이 난다. 그걸 발효시키면 와인이 되고 증류시켜서 만든 게 브랜디다.

 독일에서는 보리를 발효시켜 맥주를 만들고 다시 증류하면 그게 위스키다.

 멕시코에서는 용설란을 발효시켜 폴케(pulque)를, 증류하면 테킬라(trguila)가 된다.

 중국에서는 수수를 발효시켜 홍주(또는 황주)를, 증류하면 백주(고량주)가 된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서는 쌀이 주재료다.

 쌀을 재료로 발효시켜서 막걸리를 만들고, 증류하면 그게 소주인 것이다.

 러시아의 보드카는 감자를, 카리브해의 럼(rum)은 사탕수수를 증류해서 만든 술이다.


 결국 자신들이 가장 얻기 용이한 재료를 발효하고 증류해서 만든 것이 각 지역의 고유한 브랜드 술인 것인데 비싼 술 먹는다고 세련된 생활인인 것처럼 인식하는 태도는 못 봐주겠는 거다.

 또 비싼 외제차 타면 있어 보이니 거들먹거리고 싶기도 하겠지만 중국이나 태국 사람들은 죄다 외제차 타고 다닌다. 왜냐면 자국산 차가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교통이 미어터지는 것도 우리의 국산차를 생산하는 기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려나 나는 모든 술이 다 좋다. 어느 술이 입맛에 맞는지를 도통 알 수 가 없다. 목에 넘어갈 때 고약하게 자극하는 건 다 같단 말이다. 그러니 이왕이면 값싸게 마실 수 있는 술이 나는 더 좋은 것이다.



 스무골엔 이맘 때면 온통 산딸기와 오디 세상이다. 좀 더 있다 가을철이면 산국(山菊)이 지천이다. 매년 이것들을 따다가 소주를 부어 두곤 하는데 올해는 오디만 부어 뒀다.

 며칠 전 우연히 술병을 하나 발견했는데 재작년 가을에 산국 꽃잎을 따서 담근 술이다. 모르고 있다가 우연히 발견한 것이다.

 

 

 

 한 잔을 따라 홀짝대고 마셨더니 크~ 어찌나 독하던지... 도수가 30%가 훨씬 넘는 것 같다. 오래되면 확실히 도수가 높아지는가 보다.

 저 문밖 푸른 숲과 대작하여 한 번 크게 취해 볼까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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