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입춘

설리숲 2010. 2. 4. 16:10

 

   

 

 예전에 뭐 한가락 하던 양반집인지

 때맞춰 입춘방을 붙여 놓았다.

 

 입춘방보다도 더 눈을 끄는 것은

 대문과 담장을 뒤덮은 아이비다.

 담쟁이덩굴이 아닌 서양 아이비(ivy)다.

 입춘이라고 해도 강추위의 오늘이다.

 이런 엄동설한에 아이비가 새파랗게 자라고 있는 것이다.

 도시의 아파트에서야 늘 실내에서 보던 거라 추위에 약한 식물로 알고 있었더니

 상록식물인가.

 

 집의 규모도 그렇고 이런 취향의 주인이라면 필시 양반행세하던 사람이 맞을 것 같다.

 

 그런데 날은 왜 이리 추운 거냐.

 아무리 남도라도 오늘은 참말 춥다.

 봄은 아직인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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