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브래지어를 벗어라

설리숲 2008. 3. 28. 19:49

 

 브래지어를 벗어라

 여성들이여,

 사슬을 풀자 구속의 문을 열자!

 벗자 벗어 버리자,

 여성들이여.


 어느 여성단체에서 벌이는 계몽운동 중에 브래지어를 벗자는 운동이 있더라. 그들이 페미니스트인지는 모르겠다.

 페미니즘 혹은 여성지위를 향한 캠페인이라 하기엔 자가당착에 빠진 것 같아 안타까움을 넘어 오히려 화가 난다.


 브래지어.

 예전엔 브래지어라는 걸 착용하지 않았다. 어느 때부터 하나둘 착용하기 시작하더니 종내는 여성의 필수품이 되었다.

 누가 브래지어를 착용하라 했나. 스스로들 외모와 몸매관리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그렇게 한 것이거늘. 그 외모와 몸매라는 것도 다분히 남성을 의식한 것이 아니냐.

 마치 누가 있어 여성의 자유를 박탈하고 그 안에 가두어 두기라도 한듯한 뉘앙스다.

 그 누구라는 게 남성을 지칭하는 것이라면 이건 적반하장이 아닐까.


 우리들 스스로 가슴을 옭아맨 거지 어느 누구도 브래지어를 착용하라 하지 않았다. 그걸 벗어 던진다면 오히려 남성들이 더 반기고 환영할 일이 아닐까.


 전부는 아니지만 여성운동이라는 걸 들여다보면 비뚤어진 피해의식에서 기인하는 게 부지불식간 보이는 것인데 브래지어가 그 한 예가 될 것이다.

 페미니즘이라는 건 피해의식을 없애야 한다. 당당해야 한다. 피해의식에서 나오는 행동은 남성을 적으로 돌리는 우를 범하기 쉽다.

 남자가 바람을 피운다고 똑같이 맞바람을 피워야 동등하다는 생각은 정말 어리석고 천박하다. 바람을 피우는 건 비난받아 마땅한 나쁜 짓인데 그 범죄를 막아야 옳지 똑같이 그 범죄를 저지를 건가.


 사람이 겨드랑이털이 나는 건 지극히 정상이다. 언제부턴가 너도나도 하얗게 밀어 비정상인 몸을 만들어 놓고는 이제는 보기 혐오스럽다고 남성들에게도 털깎기를 요구한다면 이 얼마나 자기모순이냐.


 여성들이여,

 당당해져라.

 브래지어를 벗어 던지고 스스로의 속박에서 나와라.

 의미도 없는 단순한 반발이 아닌 자각으로 자유를 얻자. 

 

 

 페미니스트라고 일컫는 사람들도 본질을 자각 못하고 그저 반대를 위한 반대만 외친다면, 궁극적 목적인 평등과 자유는 커녕  편협한 극단주의자들이란 오명만 받지 않을까 염려가 되는 것이다.

 브래지어를 벗어던지라는 캠페인을 보며 그래서 나는 화가 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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