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감천마을
13일의 금요일이다. 음산한가. 게다가 부슬부슬 는개비가 내렸다. 음산하다. 하루종일 햇빛이 없었다. 계획된 도시의 정연한 질서보다 아무렇게나 난립하여 자연적으로 성립된 골목길이 더 정겹고 푸근하다. 오래된 옛 골목길에서는 정신없이 빠르게 달려가는 세상의 속도를 잠시 잊는다. 물론 그 주민들도 첨단문명의 이기와 문화를 공유하고 있을 테지만. 이곳의 집들은 마당이 없다. 사람이 살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만 소유하고 도열해 있어 공중에서 내려다보면 참말로 좁디좁은 가옥들이다. 그러면서도 산록면에 위치한 독특한 구조라 집집이 다 햇빛을 담뿍 받고 산다. 물론 는개비 내리는 이런 날은 음산하다. 부산 감천마을. 웬만한 곳은 다 재개발하여 헐리고 계획 신도시로 변모하지만 감천마을은 옛 모습 그대로 천년을 이어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