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하면서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르는 것도 하나의 큰 즐거이다.
꼭 뭐가 필요해서가 아니고 내게는 그냥 참새방앗간 같은 장소다.
마렵지도 않은 오줌도 싸고, 건물 뒤쪽 전망대에서 마을전경 구경도 하고.
무엇보다도 자판기 커피가 있어서 좋다.
비싸지 않으니 주머니에 몇 개씩 늘 남아 있기 마련인 동전들도 처리할 겸 달달한 믹스커피향도 나쁘지 않고.
근데 고속도로휴게소에 자판기가 죄다 사라지고 있다.
휴게소마다 파스쿠찌나 톰앤톰 등 프랜차이즈 커피점들이 두 셋 정도는 입점하고 있는데 그 영향인 것 같다.
가껏 500원짜리 커피 10잔 팔아 봐야 돈도 안되고 4~5천원 하는 프랜차이즈커피 한잔 파는 게 수익이 좋을 테니까.
어느 휴게소는 아예 자판기가 없어졌고, 어느 휴게소는 있기는 한데 ‘고장수리중’이라고 써 붙인 걸로 보아 곧 철거할 예정인 거다.
어림짐작으로 근래 휴게소 열 곳 중 자판기가 남아 있는 곳은 하나 정도 될 듯하다.
점점 고속도로휴게소 들르는 재미가 없어진다.
아마 이것도 변화하는 세태의 한 현상이겠다.
인정은 하면서도 왠지 서운하고 섭섭함.
이건 우리 동네에 있는 다방인데 들고나는 손님을 한번도 못봤다.
예전에 다방출입이 로망이었을 때가 있었는데 막상 떳떳하게 들어가도 되는 성인이 되니 별 시답지 않아져 안 가게 되고.
그리운 둘둘셋 커피맛의 추억.
아무튼 이런 시류의 변화가 마뜩잖으니 영락없이 꼰대가 돼 가는 건지.
스타벅스는 맛도 괜찮고 특히 카페가 내가 좋아하는 분위기라서 좋다.
나뿐만 아니라 전세계 사람들이 다 좋아하니 선호도 1위겠지만,
스타벅스라는 기업이 싫다. 그 창업주도 부정적이고.
또 한국 스타벅스의 운영자인 SSG와 그 부회장이라는 사람도 역시.
나는 스타벅스 불매운동에 동참하는 사람인데 아는 사람이 스벅 쿠폰을 보내주면 싫어도 어
쩔 수 없이 마시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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