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림동.
지금의 광주가 시작된 곳입니다.
한 세기 전 개신교 선교사들이 터를 잡으면서 들어선 이 지역 최초의 교회, 근대병원, 학교, 서양식 주택 등이 지금도 산재해 있습니다.
유진 벨(배유진) 오웬(오기원) 엘리자베스 세핑(서서평) 최홍종 목사 윤형숙 열사 등의 자취가 남아 있습니다.
호남신학대를 지나 이웃한 사직산에 있는 전망대에 올라 양림동 일대를 한눈에 내려다봅니다.
앞에 보이는 게 호남신학대학이고 저 뒤편으로 수피아여고가 있습니다.
양림산은 산이라기보단 언덕이라 하는 게 걸맞은 아주 작은 산이지만 이 자락의 골목길과 자드락길을 걸으면서 기독교 신앙에 얽힌 수많은 근대문화유산을 만납니다.
양림산은 개신교의 심장과도 같은 곳입니다.
양림동엔 교회도 많아 ‘양림교회’만도 셋입니다.
이곳에 와서 양림교회를 찾으면 안 되고 이곳만의 구별하는 명칭이 있다고 하는데 그것까진 모르겠어요.
순례(?)의 시작은 양림커뮤니티센터.
내일 업로드할 펭귄마을 탐방도 이곳에서 시작합니다.
뒹굴동굴을 들여다보고 나와서는 골목을 따라 통합양림교회 이장우가옥 최승효가옥 오웬기념각 우일선, 피터슨, 원요한, 허철선, 브라운, 인도아 선교사 사택 등을 둘러봅니다. 이 기념건축물들은 호랑가시나무언덕을 오르면서 짙푸른나무들이 우거진 자드락길을 따라 산재해 있습니다.
그리고 수피아홀과 그 아래 수피아여고를 들러 양림산 정상으로 오르면 선교사 묘역. 양림산 전체가 개신교의 성지입니다.
사직공원 숲길을 내려와 관덕정 왼쪽 언덕 밑에는 통기타거리가 있습니다. 이름만큼 낭만적이진 않고 몇 개의 고졸한 밤업소 간판들이 때에 찌든 채 낡아가는 중입니다. 어쩌면 밤이 돼도 영업하는 집이 없을 것 같은 추레한 골목입니다.
이 골목 투어까지 끝내면 처음 출발했던 뒹굴동굴 앞입니다.
저는 크리스천이 아니지만 종교 유무를 떠나 고즈넉한 골목길을 걷는 이 투어는 정말 매력 있습니다.
오래된 근대식 건물을 순방하는 것도 재밌고, 특히 짙푸른 나무숲이 빽빽하게 우거진 풍경들이 헤르만 헤세 등의문학작품에서 보이는 중세 유럽의 어느 도시 같은 기분을 느낍니다.
크리스천이라면 또다른 짙은 감동을 느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레베카 루커 : 바빌로프 아베 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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