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한국의 아름다운 길

보령 상화원 회랑길

설리숲 2019. 8. 24. 00:04


보령 앞바다. 대천과 무창포 중간쯤에 개구리 발가락처럼 찍힌 섬이 하나 있다.

죽도. 예전엔 대나무가 많았던 게지.

섬이지만 뭍과 방조제로 연결되어 있다.

섬 전체가 하나의 정원이다. 상화원(尙和園)

화려하지는 않지만 자연미가 다분해 온화한 아름다움이 있다.

조화를 숭상한다는 의미라고 홈페이지에 소개하고 있는데 일종의 말장난이고 이 섬 소유주인 작가 홍상화의 이름이다. 돈이 많은 가문이네. 조부로부터 물려받았다고 한다.

 

해변을 따라 회랑길이 둘러 있다. 회랑이니 당연 지붕이 있어 폭양도 막아주고, 눈비가 와도 여유롭게 걸을 수 있다. 회랑길은 약 2km라고 한다.

입장료는 6천원인데 비싸다는 생각으로 들어갔지만 의외로 매력이 가득한 섬이다. 오히려 입장료가 저렴하다는 느낌으로 나온다. 게다가 입장권을 소지하면 커피와 떡을 무료로 제공한다. 커피는 무한정 리필해준다는데 아무리 공짜라도 두 잔 이상은 못 마시겠다.

 

얼마 전에 파라과이 아가씨 아비가일이 출연하는 YTN TV<구석구석 코리아>를 보다가 긴 회랑길을 보고는 눈이 번쩍 뜨였다. 저기가 어디냐. 멋지네. 수첩에 적어 두었다가 이 바다가 보이는 정원에서 긴 여름휴가의 아홉 번째 날을 보내다.

하늘이 높고 푸르다. 바람이 부드럽고 감미롭다. 여전히 맹렬한 폭염이 위세를 떨치지만 청명한 하늘을 보노라면 가을이 멀지 않았음을 알겠다.











 상화원 내에 카페가 있다. 입장원을 보여주면 커피와 떡을 제공한다. 커피는 리필을 해준다. 그렇지만 한 잔이면 족하지 두 잔 이상마시지는 못하겠다.

 저 부채는 나중에 잃어버리고 나왔다. 카메라가 용량을 초과해 잠깐 멘붕이 왔었다. 그러면서 부채를 간수하지 못하고.

어느 누가 요긴하게 쓰면 그것도 고맙지.












회랑은 시종 이렇게 벤치를 병행한 구조로 만들었다. 아무 데나 앉아서 쉬며 간식과 음료를 마실 수 있다. 관람객을 위한 배려가 좋다.










여기까지 사진을 찍었는데 카메라 용량이 다 찼다는 메시지가 뜨며 더 이상 셔터가 눌러지지 않는다. 이제껏 용량초과를 한번도 경험해보지 않아서 일종의 멘붕이 왔다.

그래서 난생 처음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본다. 스마트폰을 사면서 절대로 사진은 안 찍겠다는 생각을 했다. 굳이 다짐을 할 필요도 없이 성능 좋은 카메라가 있는데 폰을 쓸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날이 오긴 오네. 밑의 석 장의 사진은 폰이다.

 

스마트폰 카메라를 맹신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폰 카메라가 전문 카메라보다 더 우수하다고 착각한다. 그들은 폰 본래의 기능보다도 카메라의 성능에 우선순위를 두고 선택한다. 그러나 아무리 폰 카메라가 좋다고 해도 스마트폰의 부가기능 수준을 넘지 못한다. 아무려면 전문 카메라를 능가할까. 찍은 사진의 퀄리티를 보면 한눈에 그 차이가 보인다. 폰으로 찍은 건 사진으로 인화할 수도 없다. 그저 카톡이나 페이스북에 올리기 딱 좋은 수준이다.

이번에 어쩔 수 없이 몇 커트 찍긴 했지만 많이 조잡하다.






코나 : 그녀의 아침

                                           




한국의 아름다운 길 서른 여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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