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유니클로

설리숲 2019. 7. 19. 21:21


옷을 잘 사지 않고 어쩌다 하나 사면 십 년을 넘게 입는다.

그 어쩌다 사러 가는 데가 근래는 유니클로다. 그 집 디자인이나 색상이 내 취향에 맞고 가격까지 대체로 만족한다.

목하 이 유니클로가 세간에 가장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 일본 아베의 이상한 정책에 분노한 한국민들의 신물산장려운동이다. 그 최전방에 놓인 유니클로.

 

이 매장 안에 서성거리는 사람은 매국노 취급을 당하고 있는 추세다. 생각해 볼 게 많은 사안이지만 차치하고.

나야 지금은 옷을 사러 갈 일도 없으나 이미 산 옷을 입고 나가면 역시 눈총을 받는가 모르겠다. 그러고 보면 알게 모르게 우리 상활 속엔 일본의 제품들이 속속들이 들어와 있었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된다. 그것들이 죄다 빠지고 나면 텅 빈 공허감이 일 정도이다.

내 카메라도 니콘이다. 이것 들고 나가면 눈총 받을까.

 

오래 전, 스크린쿼터를 지키려는 영화인들의 강력한 시위가 있었다. 국산영화를 보호하겠다는 게 명분이었지만 난 코웃음쳤다. 그들이 쓰는 값비싼 장비들은 거개가 외국에서 들여온다. 그들은 영화에 BGM으로 외국음악을 쓰는 걸 일상으로 한다.

배우 최민식은 1인시위를 하며 스크린쿼터가 무너지면 <올드보이> 같은 영화가 나올 수 없다고 강변했다. <올드보이>는 일본 만화가 원작이다.

요즘의 사태를 보면서 그때의 최민식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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