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리타’는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소설 로리타(Lolita)에 늙을 노(老)를 합쳐 만든 신조어다. 로리타는 어린 소녀에게 성적 욕망을 품고 집착하는 이야기다. 老는 한화이글스 김성근 감독을 지칭한다. 노리타는 맹목적으로 김성근 감독을 추종하는 팬들을 비하하는 단어다. 야신, 즉 야구의 신은 현 KBO 김인식 기술위원장이 김성근 감독에게 붙여준 애칭이다. 일종의 립서비스인 셈인데 그 후로 야구의 신이라 불리고 있다. 과거 트윈스 돌핀스 라이온즈 레이더스 감독을 역임하면서 팀의 성적을 한두 단계씩 끌어올리며 능력을 과시했고 그 정점은 와이번스를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시키고 해임 후 고양원더스라는 마이너 구단을 이끌던 시절이었다. 그야말로 야신이라 불릴만 했다. 그러나 딱 거기서 멈춰야 했다. 야구팬과 관계자들 모두 다 주지하다시피 프로로 다시 복귀한 김성근 감독의 현 행보는 충격적이다. 비상식적인 선수관리에 독재적인 운영, 앞뒤 다른 이중적인 언행들. 비판에 귀 기울이지 않고 오히려 역으로 비난하는가 하면 교묘하게 말을 바꾸어 책임을 모면하려 한다. 지금 팀의 상황은 최악이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 야구팬들도 작년부터 우려했던 상황들이었거늘 김 감독은 여전히 부정하고 있다. 이건 아무리 비판해 봤자 씨도 안 먹힐 이야기고 그간 많은 언론들도 거론해 오고 있는 사항이니 더 이상 말할 의미도 없다. 문제는 노리타다. 김성근 감독이 부임하면서 이글스는 단번에 화제와 이슈를 모으는 팀이 되었다. 그 해 당장 우승할 것이라는 기대도 했다. 그러나 꼴찌만 벗어났을 뿐 이제까지 별 신통한 성적은 없다. 팬들은 그 수가 늘었고 성적은 바닥을 기어도 늘 관심과 화제를 모았다. 팬들의 수도 늘었다. 그러나 정작 알고 보면 기본 이글스 팬이라기보다는 일명 노리타로 불리는 그들이다. 그들은 김 감독의 비상식적인 언행을 맹목적으로 두둔한다. 꼴찌팀을 이나마 만든 것도 야신의 덕이라고 한다. 선수들은 부상으로 다 쓰러지고 있지만 그것은 관심 밖이다. 이들로 인해 이글스라는 화제와 더불어 수많은 안티 팬들 양산하고 말았다. 사람들의 심리는 아주 선한 것이어서 약자에 대한 동정을 갖기 마련이다. 이글스가 오랫동안 바닥에서 헤맬 때 팬들은 자신의 팀을 제외하곤 두 번째로 이글스를 응원하고 동정했었다. 이제는 그 팬심이 모두 그 반대로 돌아섰다. 노리타들의 업적(?)이다. 진정한 이글스 팬들이 피해를 보는 셈이다. 노리타는 이글스 팬이 아니다. 계약이 만료되면 김 감독을 따라 썰물처럼 떠날 사람들이다. 야신과 노리타가 떠난 이글스는 메뚜기 떼가 휩쓸고 지나간 들판처럼 처참해질 것이다. 단순히 그들이 떠나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야신이 3년간 팀에 남겨놓는 유산은 뻔하다. 선수는 노쇠했고 젊은 유망주는 비싸게 사오는 선수들을 대신해 다른 팀으로 보냈다. 눈앞의 성적에만 급급해 2군 선수들을 전혀 관리하지 않았다. 어차피 계약 만료하고 떠나면 그만이라는 생각일 것이다. 모두들 예상했던 대로 팀의 투수들이 죄다 탈이 났다. 일개 팬들도 예상하던 일을 김 감독 자신만은 부정하고 있는 상태다. 이 지경까지 왔으니 내년 김 감독이 떠나고 나도 이글스는 더 오랫동안 암흑기를 보낼 것 같다. 전에는 많은 다른 팬들의 동정이라도 있었지만 이글스에 대한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돌아서 버린 이상 그 알량한 동정도 없어졌다. 이글스가 지는 걸 오히려 더 바라는 실정이다. 노리타들은 과거의 업적을 들추어내며 김 감독을 두둔하지만 한동안 최강으로 군림했던 와이번스를 보더라도 당시에는 짜내기 운영으로 많은 승리를 했다. 승리를 해서 강팀은 되었지만 알게 모르게 와이번스 팀에 대한 이미지는 조금씩 부정적으로 변해 갔다. 와이번스 경기는 재미가 없고, 경기시간도 길고, 호쾌한 맛 없이 번트로 일관하여 점수를 뽑는다고. 그 이미지는 여전히 와이번스를 대하는 시선에 남아 있다.
그 당시에도 투수들에 대한 혹사 논란들이 끊이지 않았지만 팀이 우승하는 데야 대놓고 비난을 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그 이후로 팀의 투수들은 혹사의 후유증을 앓았다. 노리타들은 게서도 썰물처럼 빠져나오고.
김감독이 해임되고 와이번스는 하위권으로 떨어졌다. 노리타들은 그것 봐라 야신이 없으니 당장 그 모양이지, 했지만 김 감독으로 인해 골병든 선수들의 부상과 그에 따른 전력 하락은 애써 외면하며 부정했다. 와이번스는 팬도 잃고 이미지도 잃고 오랫동안 후유증을 앓았다.
이 포스팅이 어쩌면 명예훼손에 해당할지도 모르지만 프로야구 감독은 엄연히 공인이고 당연히 비판도 받아야 하는 존재다.
내가 보기에 ‘야신’이라는 덫에 걸려 앞뒤 돌아보지 않는 운영을 하는 것 같다. 오히려 그것이 명성을 추락시키는 미망이 아닐까.
이글스 선수들은 그 팀만의 선수가 아니라 KBO선수이며 나아가 한국의 선수들이다. 또 국가대표가 될 선수들이다. 제발 김 감독은 우리 선수들을 거두어 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