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초록의 茶園에서

녹차국수

설리숲 2016. 6. 24. 23:22


 차로 유명한 하동 화개에서는 매년 봄 차 계절에 맞춰 차축제를 성대하게 연다.

 매양 그렇듯이 이런 종류의 축제에는 포장마차 음식점들이 무질서하게 진을 치고 딩가딩가 요란하기 마련이다.

녹차국수라는 메뉴를 써 붙인 포장이 있기에 차를 다루는 우리들의 관심이 갔다. 저거 먹어 보자, 무언으로 의견을 모으고 들어가 앉아 녹차국수를 시켰다. 칡국수는 칡녹말로 가루를 내어 먹는 것이니 녹차국수도 아마 그럴 거라 우리는 짐작했지만,

 

 조폭 같이 생긴 남자가 엄지손가락 푹 담구고 가져온 국수는 에라이~였다.

 그냥 국수에다 찻이파리 몇 장 얹어 놓고는 그게 녹차국수였다. 그것도 생이파리였으니 그거 씹는 맛이 역겹지 않겠는가. 다들 찻잎은 건져내 버리고 먹긴 했는데 그 기분 또 엿 같지 않은가. 에라잇! 천박한 연놈들... 이것도 음식이라고 돈 받고 파느냐.

 허탈하기도 하고 사기당한 기분도 들고 부글부글 끓었지만 딱히 연놈들에게 따질 만한 건더기도 없다. 사 먹은 우리가 호갱이지.

그렇더라도 장사꾼들 얕은 개념엔 끌끌 혀를 찰 수밖에. 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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