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아는 노처녀가 지인의 소개로 선을 보았다고.
말이 노처녀지 마흔보다 쉰이 가까운 처자다. ‘흰머리 소녀’라고 놀리기도 하지만 염색을 안 하면 딴은 틀린 말도 아니다.
전화를 걸어와 투덜댄다. 졸라 기분이 나쁘다는 거다. 웬 중년의 배불뚝이 아저씨가 나왔더라고. 장가를 갔어도 두어 번은 갔다 왔을 아저씨래.
이런 미친... 지 나이는 생각 안하고 그럼 엑소(EXO) 백현 같은 젊은이가 나올 줄 알았냐?... 농담조로 쏘아붙이고 말았다. 여자 나이 40대 후반에, 선보는 상대도 당연히 그쯤 되었거나 몇 살쯤 더 먹었을 게 자명하거늘 그리도 소견머리가 없소?
당신이 흰머리 소녀가 되어 가는 게 다 이유가 있지.
그렇군.
우리는 늘 남의 단점은 잘 보고 나 자신을 돌아보려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특히 이런 남녀간의 배우자 만나는 부분에서는.
머리로는 알지만 실제에서는 그 이성이 무뎌진다는. 나도 역시 그 점 떳떳하다고는 할 수 없다.
주정이 : 서글픈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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