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아줌마도 선 보러 나오셨소?

설리숲 2014. 11. 8. 22:33

 

 잘 아는 노처녀가 지인의 소개로 선을 보았다고.

 말이 노처녀지 마흔보다 쉰이 가까운 처자다. ‘흰머리 소녀’라고 놀리기도 하지만 염색을 안 하면 딴은 틀린 말도 아니다.

 전화를 걸어와 투덜댄다. 졸라 기분이 나쁘다는 거다. 웬 중년의 배불뚝이 아저씨가 나왔더라고. 장가를 갔어도 두어 번은 갔다 왔을 아저씨래.

 이런 미친... 지 나이는 생각 안하고 그럼 엑소(EXO) 백현 같은 젊은이가 나올 줄 알았냐?... 농담조로 쏘아붙이고 말았다. 여자 나이 40대 후반에, 선보는 상대도 당연히 그쯤 되었거나 몇 살쯤 더 먹었을 게 자명하거늘 그리도 소견머리가 없소?

당신이 흰머리 소녀가 되어 가는 게 다 이유가 있지.

 그렇군.

 우리는 늘 남의 단점은 잘 보고 나 자신을 돌아보려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특히 이런 남녀간의 배우자 만나는 부분에서는.

 머리로는 알지만 실제에서는 그 이성이 무뎌진다는. 나도 역시 그 점 떳떳하다고는 할 수 없다.

 

 

 

                            

                                                    주정이 : 서글픈 사랑

 

 

 

 

'서늘한 숲 > 햇빛 속으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헛소리 마시구요~~  (0) 2014.11.30
수험생은 벼슬이야  (0) 2014.11.12
삐라  (0) 2014.11.04
내가 전화를 안 받을 때의 여러 생각들  (0) 2014.11.01
비오는 날  (0) 2014.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