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초록의 茶園에서

황차 만들기

설리숲 2013. 6. 11. 01:03

 

 언제부턴가 황차가 대중에게 널리 파급되고 있다.

 녹차의 고급한 맛은 많이 인식하고 있지만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진 현대인들이 녹차를 찾아 마시기는 쉽지 않다.

 다관에 우려내어 길고 깊게 음미해야 하므로 시간적인 여유도 없다.

  황차를 찾는 사람들이 근래 부쩍 많아진 건 아마 황차의 독특한 향 때문일 것이다. 맨송맨송한 녹차가 생경한 사람들이 제법 황차의 맛을 즐기기 시작한 것이다.

 

 차는 솥에 덖어서 유념을 하는 반면 황차는 살청을 하지 않는 발효차다. 홍차에 견주면 엄밀하게 '반발효차'라 할 수 있다.

 

 요즘 한창 유행하는 '레시피'라는 명목으로 한번 그 과정을 짚어 본다.

 

 

 우선 

 

  초록의 아름다운 찻잎이다

 

 

  솥에 덖지 않으므로 생잎을 이처럼 비빈다. 전문적인 용어로 유념이라 한다. 기실 손으로 만들어야 고품격의 차가 되지만 손에 찻물이 흥건히 젖도록 비비려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육체적인 힘 소모가 엄청나다. 그래서 많은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 현지의 다원에서는 아래와 같은 기계를 써서 다량으로 유념한다.

 

 한가지 중요한 것,

 생잎을 유념하면 잎이 뻣뻣해 부서지므로 생잎을 그늘에 널어 고들고들 시들린 다음에 하는 게 포인트다. 보통 날이 좋으면 하루 정도 말린다.

 

 

 

 

  손이나 기계로 유념한 찻잎이다

 

 

  유념한 찻잎을 삼베나 마, 또는 광목 따위에 싸서 상온 보관한다.

   따뜻한 곳에 두면 더 빨리 발효가 되고 숙성도 빠르다. 어떤 온도에서 어느 정도의 시간으로 발효하는가는 만드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제각각이다. 천에 싸지 않고 바로 널어 말려도 된다. 여유가 있으면 여러 번의 다양한 방법으로 해 봐서 내 입에 가장 맛잇는 레시피를 찾으면 좋은데...

 천에 싸서 보관하는 시간은 보통 7~8시간이고 더 오래 두면 숙성도가 더하다.

 

7~8시간 지난 후 천을 열면 색이 시커멓게 숙성되어 있고 특유의 자극적인 냄새가 진동을 한다. 만지면 따근따끈하다. 발효하면서 열을 내기 때문이다. 

 

발효된 차를 채반에 널어 말린다.

습기가 하나도 없게 완전히 말려야 한다.

 

완전히 마른 차를 솥에서 열처리를 하는데 아무리 잘 말랐어도 습기는 남아 있기 마련이라 이처럼 뜨거운 솥에서 마무리 작업을 해 주어야 한다. 이 작업은 습기제거뿐 아니라 차의 맛을 가미하는 아주 중요한 작업이다.

 모든 차는 반드시 이 작업을 거쳐야 차의 맛을 낸다.

 솥의 온도는 약 100도이며 약 1시간 정도 볶는다.

 

 자, 이제 맛있는 차가 되었다.

 

뜨거운 솥에서 열처리한 후 비로소 완전한 차가 되었다.

 

 

황차(黃茶)라는 이름은 이 우려낸 차의 색에서 비롯되었다.

 

 

 

 

 

 

                                     비발디 <조화의 영감>중에서, RV549 1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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