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이다.
참말 오랜만이다.
여자가 많고 남자는 한 스무 명 남짓 되나. 남자들 중의 태반이 외국인이다.
베트남 필리핀 태국 우즈베키스탄...
내국인들은 참 무뚝뚝하다. 처음 본 내게 먼저 말 걸어 주는 건 죄다 외국인이다.
아는 단어 몇 개만으로도 그들은 사람을 참 기분 좋게 해준다.
집이 어디냐고 한다.
강원도라고, 아느냐고 되물으니 모른단다.
말이 잘 안되는 사람은 멀리서 보고 손을 들고 헤이! 하고 아는 체를 한다.
내국인들은 인사 따위 생략하고 만다.
한국인의 속성이 그러한 건지 아님 유독 여기 사람들이 그러한 건지.
자신들보다 못하다고 여기는 나라 사람들에 대한 천대와 폄하가 몹시도 심한 한국.
나를 푸근하게 해준 건 그들이다.
우즈베키스탄인이 둘이다.
우즈벡 사람들은 외모가 참 멋있다. 고소영이 물 긷고 김태희가 밭을 간다는 나라.
<미녀들의 수다>에 나오는 우즈벡 여자들이 하나같이 빼어난 미모여서 그 나라는 미녀천국이구나 했더니 남자들도 또한 그렇다.
이국적인 눈에 우수가 가득 들어 있다. 광활한 초원지대를 숙명처럼 여행하는 듯한 고독한 나그네들 같다.
알렉스는 늘 도리우찌를 쓰고 있다. 그에게선 백학이 보인다. 러시아 가수 요지프 코브존(Iosif Kobzon)이 히트시킨 유명한 그 노래.
알렉스와 그의 조국에 대한 신비스런 매력과 호기심이 강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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