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숲에서

앗!!

설리숲 2011. 6. 30. 18:35

 

       뱀

 

       앗!

 

 

 제목이 <뱀>인,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시(詩)다.

 

 

 문을 열고 신발을 신으려다가 기겁했다.

 시커먼 뱀 한 마리가 방문 앞에 저리 널려 있다.

 웬만하면 놈이 놀래서 달아나건만 이 녀석은 믿는 구석이 있는지 거늑하게 늘쩡거린다.

 이름은 모르겠다. 원래 뱀들은 무늬가 화려하고 아름다운 게 보통인데

 이 놈은 무늬도 없고 꺼먼 게 못생겼다. 처음 보는 놈이다.

 

 뱀을 미워하는 건 아니나 흉칙스런 외모가 아무래도 정은 안간다.

 어찌어찌 쫓아내긴 했지만 녀석은 갈 때도 한껏 거들먹거리며 느리느릿 풀숲으로 사라져 갔다.

 

 

 

 

'서늘한 숲 > 숲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상사화  (0) 2011.08.24
처음 보는 녀석인데...신종 개구리인가?  (0) 2011.07.02
나를 흥분시키는 오가피  (0) 2011.06.24
신비의 피톤치드  (0) 2011.06.06
삼나무  (0) 2011.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