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노벨문학상 그까이꺼~

설리숲 2006. 10. 11. 23:34

 

 노벨문학상이라...

 그거야 받으면 물론 세세 빛날 일이지만 못 받는다고 지레 자탄할 것두 아니다.

 선정기준이나 과정은 모르겠다만 하여간 한국작가가 노벨상을 받는다는 건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한국문학이 수준이 낮아서가 아니지. 그들이 한글과 한국말을 모르니까. 역대 수상작을 보면 영어권, 불어권, 독어권, 스페인어권이다. 한국의 주옥같은 작품들을 모르니까. 번역을 통해서야  접할까.

 그렇다면 과제는 번역인데 이것두 그리 녹록한 게 아니다. 아무리 잘 번역한다 해도 결국은 겉핥기에 그치고 말걸.

 

 가령 <태백산맥>을 읽어 보자. 사상과 역사이데올로기가 핵심이긴 하지만 압권은 전편에 질펀하게 널린 질박한 남도 사투리다. 이걸 어떻게 번역해. 우리가 읽는 태백산맥의 맛을 번역에 의존해 읽는 외국 독자들은 모르는 거다.

 제 3세계의 문화가 대략 그런 거지 머. 그러니 한국에서 노벨문학상을 받지 못한다 해서 전혀 굽죄일 필요가 없다. 우리 곁에는 참말 훌륭하고 뛰어난 작가들이 많으니까.

 

 그러고 보면 고은과 황석영이 수상자후보로 거론됐다는 사실은 정말 대단한 거다. 오히려 그들의 수준을 능가하는 걸로 보아야 하겠다. 하긴 이웃 일본사람도 수상하긴 했지.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 나빌레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 고깔에 감추오고

 

 이걸 영어로 번역할 수 있냐 말이지. 낱말도 아닌 저 글자 하나하나에서 나오는 묘미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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