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섬진강 매화

설리숲 2010. 4. 3. 23:31

   

 은은한 매화 향기 운운...

 문학작품 따위의 글에 보면 천편일률적으로 표현하곤 한다. 

 뭐 매화 가지 하나 꽂아 놓았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마는,

 실제로 매향은 은은하지 않다.

 어찌나 자극이 심한지 어질어질 쓰러질 것 같다.

 더구나 매화 흐드러진 섬진강가에서는 정신이 다 혼미해진다.

 매화가 본래 향기 짙은 꽃이다.

 전에 매화차를 마셔 본적이 있다. 멋도 보르고 꽃잎을 여러 닢을 넣고 우렸더니 그 향이 지나치게 강해서 다우(茶友) 하나는 미처 마시지도 못하고 코를 벌름거리며 켁켁대고 말았다.

 매화차 깨나 마셨던 사람이 왈, 꽃잎 하나만 넣어도 충분히 그 향을 즐길 수 있다고.

 그만큼 매향이 짙은 것이다.

 요상한 기후 탓으로 여느 해보다 조금 늦게 만개화 매화.

 해마다 벼르다가 비로소 그 화사한 꽃그늘 아래 마음껏 호사를 누려 본 하루.

 세상은 온통 매화였다. 

 

 

 

 

 

 

 

 

 

                                                                                                        

 

 

                                                                                        

 

 

'서늘한 숲 > 햇빛 속으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입냄새  (0) 2010.06.07
유신시대로 가는 타임머신.. KBS  (0) 2010.06.05
매곡 역  (0) 2010.04.01
오수의 개  (0) 2010.04.01
어느날 여주 여강에서  (0) 2010.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