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제주 혼인지 수국

설리숲 2025. 6. 17. 19:10

 

탐라 제주에서는 가장 흔하게 보이는 게 종려나무입니다.

그런데 6월의 제주는 온통 수국입니다.

3월 말쯤이면 동네 눈가는 데마다 노란 개나리꽃이듯이

탐라는 도심 길거리, 조붓한 골목길, 지나쳐 가는 돌담, 외진 카페 정원에도 한 무더기 두 무더기 수국 없는 곳이 없습니다.

 

너무 흔해 희소성이 조금 떨어지지만 그래도 가장 유명한 혼인지의 수국을 보러 나섰습니다.

조록조록 비가 내려요.

햇살 좋은 여름날 아침의 짙고 해사한 색감도 좋지만 비 내리는 날의 촉촉한 꽃잎도 매력이 있을 테지요.

다행히 우산 없이 맞아도 좋을 만큼의 예쁜 빗방울입니다.

 

혼인지의 전설이야 잘 알려져 있기도 하고 원래 설화 따위에는 그닥 흥미가 없기 때문에 수국 꽃송이들만 눈에 들어옵니다.

과연 유명세만큼 화려한 꽃들의 향연입니다.

더구나 운 좋게 때를 잘 맞췄는지 가장 절정으로 핀 상태였습니다.

 

스카이블루, 블러시핑크, 바이올렛, 징크화이트……

수국만큼 다양한 색을 가진 꽃도 드물 겁니다.

그러나 가장 아름다운 색은 파란색이고 또 수국의 상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곳 혼인지는 온통 파란 꽃송이 일색입니다.

 

관광객은 많지만 시끄럽거나 수선스럽지 않고 수국의 자태처럼, 빗방울의 고요함처럼

혼인지의 정취는 고즈넉하고 향기롭습니다.

 

한동안 찜통 같은 무더위더니 비 덕분에 상쾌한 기분 되어 누려 보는 6월 아침.

곧 장마가 시작된다고 하니 점점 깊은 여름으로 들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DJ 오카와리 : Flower Dance

 

'서늘한 숲 > 햇빛 속으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산목장 웰빙산책길에서  (0) 2025.06.17
강진 남미륵사  (1) 2025.06.17
봄, 동학사  (1) 2025.04.15
기레기  (0) 2025.04.13
영주 서천변 벚꽃  (0) 2025.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