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가 이렇게 변할 줄 누가 알았을까.
본토에서 물리적으론 지척이지만 마음으론 먼 낙도 같았던 섬이었는데.
오로지 여객선으로만 드나들었던 그 낙도가 하늘국제도시가 되었다.
이제 영종대교와 인천대교가 있어 무시로 드나들 수 있게 되었지만 구읍뱃터로 가는 길은 배로 건너는 게 가장 빠르고 비용도 적다.
월미도선착장에서 한 시간마다 출항하는 연락선을 탄다.
기껏해야 15분 걸린다.
가을,
날은 맑고 공기는 선선하다.
길만 있고 허허벌판이던 뱃터는 지금은 왁자하니 사람들의 핫플레이스다.
나는 한때 인천에서 노동자생활을 잠시 한 경력은 있지만 부속 도서에 관한 인연은 전혀 없어 이곳 구읍뱃터의 역사를 모른다.
그래서 현재의 풍광이 참 좋다.
옛 구읍포구를 모르는 나는 떠들썩한 지금의 이 풍광이 좋다.
먹을 것 많고 볼거리도 많다.
갯벌이 있고 작지만 모래톱 해변도 있다.
잠잘 숙박업소도 많다.
그렇지만 굳이 여기서 잠을 잘 일은 없어 배를 타고 어둠이 내리고 있는 바다 위를 건너온다.
바다 위에서 일몰을 맞는다.
늘 그렇지만 일몰의 시간은 장엄하다.
며칠 뒤면 슈퍼문이 뜬다고 라디오에서 얼핏 들은 것 같은데 미리 알았다면 날짜를 맞춰 왔으면 일몰과 슈퍼문의 환상적인 우주쇼를 감상할 수 있었을 텐데.
우주쇼 대신
월미도에 내리니 환상의 분수쇼를 시작한다.
바다 건너 구읍뱃터는 손에 잡힐듯 가깝다.
월미도도 구읍포구도 낮보다는 어두워진 저녁에 더 화려하게 깨어난다.
우리의 밤이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듯이.
도시가 내게 주는 매력이다.
낯선 항구에서 외롭지 않은 번화함과 불빛이 좋다.
안네 타클 : Waltzing Al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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