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시나브로 짙어져 가고 있었다.
가을 햇덧에 일찍 찾아드는 저녁이다.
뉘엿거리는 저녁 산그림자 아래 고즈넉한 도량 범어사 梵魚寺
시간이 고즈넉한 때여서 그렇지 범어사는 대가람이다.
본존의 대웅전 말고도 대웅전 용화전 나한전 바로전 팔상전 독성각 미륵전 지장전 설법전 명부전 산령각 등 웬만한 사찰에서는 서너 개 거느리고 있는 모든 당우가 있다.
또한 일주문 천왕문 일주문 종루에다가 강원 선원 승가대학 박물관까지 불교사찰의 모든 소프트웨어를 갖췄다.
이곳의 드넓은 등나무 숲이 명소다. 가을이라 푸른 넝쿨만 우거져 있다. 꽃이 흐드러지게 열리는 봄 4월에 장관일 것 같다. 내년 봄에 여행할 곳 리스트에 그 첫째로 범어사 등나무 숲을 올려놓는다.
차례를 지내러 가지 않으니 추석연휴가 여유롭다.
가을이 점점 짙어져 가고 있다.
존 앤더슨 & 반젤리스 : Polonai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