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마음먹기

설리숲 2015. 1. 1. 22:01

 

 우리는 한 번도 자기 나이에 만족하지 못했다.

 어렸을 때나 청소년기, 그리고 청년기에는 어른을 선망하여 나이 한 살 먹는 걸 원했고 나이 먹어서는 젊은 사람들을 선망하며 자신의 나이를 주체하지 못함을 원망한다. 결국 우리는 평생을 불만인 채로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럼 그 고비가 분명 있었을 텐데 사람들은 스스로의 그때가 언젠지 알지 못한다. 나 역시 만찬가지다. 하나 확실한 건 내 생애 중 가장 화려한 절정의 시기는 서른두 살에서 서른네 살까지의 시기일 것 같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다만 그 이후부터 매해 한 살씩 더해지는 나이가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했으니까.

 

 

 어제와 오늘,

 아무 것도 다른 거 없다. 그제도 그렇고 내일도 역시 별반 다르지 않은 다 똑같은 날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2014년 12월 31일과 2015년 1월 1일을 명확히 구분 지으려 한다. 뭐가 다른가. 새로 명찰만 바꾸었을 뿐인데 우리는 섣달 그믐 그 하룻밤에 쓸데없는 의미를 부여하면서 탄식하고 환호하기도 한다. 다 부질없는 짓이다. 아무 것도 바뀐 것 없이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명찰을 바꿔 달았을 때 비어져 나오던 허한 웃음들.

 

 

 매 연말쯤이면 나이 하나 더 먹는다는 생각에 조바심내고 허무해하지만 달이 바뀌어 달력을 걸고 나면 또 달라진다.

 그렇다. 이제 남은 날이 며칠 안 남았을 때는 불안하고 초조하지만 해를 바꾸고 그 첫날이 되면 앞으로 남은 날이 365일이나 되니 그 얼마나 풍성하고 배부른가.

 모든 것이 그렇지 않은가. 다 마음먹기에 달렸다.

 나는 한 여름에 불안하고 한겨울에 새 희망이 솟는다. 아이러니하지만 그럴듯한 이유가 있다. 여름에 하지가 지나면서 해는 점점 짧아지고 계절은 추운 겨울을 향해 달려간다는 생각에 벌써 마음이 불안해지고 오히려 동지가 막 지난 이런 추운 엄동에 마음이 풀린다. 왜냐면 해가 점점 길어지고 따듯한 날이 점점 가까이 오고 있잖아. 일종의 병인 것 같긴 하다.

 

 결론은 ‘마음먹기’ 이것이다

 

     알란 파슨 프로젝트 : Old And W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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