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내 생애 단 한번 뿐인

설리숲 2012. 3. 27. 02:06

 

 맘성엔 입춘 무렵에 이미 겨울이 끝났으려니 했다.

 해마다 그러곤 한다.

 날은 추워도 중동(仲冬) 혹한 만큼은 아니어서 그렇기도 하겠다.

 그로부터 달포나 지나도록 여전히 깊은 적막이다.

 눈이 내릴 적마다 이게 마지막 눈이겠거니 하곤 하지만

 매번 배신을 당하기 일쑤다.

 그러고 보면 정말 겨울이 길기도 하다. 삼동을 포함해 대략 다섯 달 되나 보다.

 

 입춘 경칩 춘분도 다 지나고 음력으로도 삼월이건만 산골짜기 풍경은 늘 이렇다.

 이번은 정말 마지막 눈일 것이다.

 

 다시는 오지 않을 오직 하나 뿐인 이 겨울이거늘...

 수없이 많은 겨울을 맞고 보내고 앞으로도 그럴 테지만

 2012년 3월의 이 겨울은 우리 평생 단 한번 뿐인 겨울이다.

 그토록 귀하고 소중한 시간과 풍경이거늘

 귀함을 알지 못하고 내대는 이 경박한 소견머리란....

 날이 풀리고 나면 이 지겨운, 아니 지겹다고 치부한 겨울이 금세 아쉽고 그리울 걸 안다.

 그렇건마는.

 

 

 

 

 

 

 

 

 

                                                                                            코렐리 : 라 폴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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