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이라 휴원일 거라 예상하고 그래도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찾아 갔더니
오잉~ 휴원은커녕 설날이라고 특별히 무료입장이다.
이런 걸 샐리의 법칙이라 하나.
나만 그런가 대숲에 들어가면 왜 더 추운지 모르겠다.
댓잎 스삭이는 소리가 쨍한 겨울날 아침 더 으스스 한기를 느끼게 한다.
간단없이 들리는 따가각 줄기 부딪치는 소리, 가까운 곳에서 직박구리 우짖는소리.
조용하다.
외롭다. 한적하다.
고독하다.
담양 하면 단연 대나무요 이곳 죽녹원(竹綠園)이 그 모든 것을 보여준다.
이런 명소가 지방에 있다는 건 정말 다행이고 축복이다.
서울 등 대도시에 있었다면 날마다 미어 터지는 인파들 때문에 이러한 고요 고독을 느낄 수가 없지 않겠나.
숲의 조명도 대순을 형상화한 기발한 발상이다.
원래는 이 죽녹원과 대나무 박물관을 둘러보고 소쇄원을 가려고 했었다.
소쇄원은 차가 아니라 걸어서 가고 싶었다. 대략 20키로 남짓이니 대여섯 시간 정도 소요된다.
그런데 생각보다 죽녹원의 규모가 클 뿐더러 이 고요와 고독을 좀더 오래 즐기기 위해 소요했더니 시간이 의외로 많이 지났다. 또 설날이므로 재나무박물관은 짜장 휴관일 게 틀림없어 다음 기회로 미루고 죽녹원에서 더 시간을 보냈다.
광풍각 식영정 면앙정 송강정 등 조선 주요 가사문학의 산실이 된 정자와 누각들을 원 소재지와 별도로 이곳에 복원해 놓았다.
오카리나 연주곡 : 운명과 연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