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숲에서

망할놈의 풀, 망초

설리숲 2009. 8. 26. 00:04

 

 

                                                    

 

 

 다들 아시다시피 옛날 초(楚)나라와 한(漢)나라가 여러 해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했습니다.

 결국 유방이 승리하여 漢으로 통일이 되었지요. 그런데 전쟁이 끝나고 보니 전 국토에 처음 보는 풀이 산야를 뒤덮고 있었습니다. 농사를 지어야 할 젊은이들이 모두 전쟁터로 나가 버리니 전답을 가다룰 사람이 없어 그리 풀이 무성하게 된 것이지요.

 

 그래 사람들은 이 처음 보는 풀을 초나라가 망한 풀이라 하여 망초(亡草, 또는 亡楚)라 이름했답니다.

 

 지금 산야에 망초 천지입니다. 우리 농촌의 슬픈 현실이 그대로 눈앞에 펼쳐져 있습니다. 전국의 어디를 가도 그렇습니다. 우리 젊은이들은 다들 어디로 갔나요 이렇게 망초가 무성하도록.

 시골에 총각이 많다고요? 전에는 그랬지요. 그러나 지금은 그 노총각마저도 다들 떠나고 없습니다. 이러다가 우리도 초나라가 되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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