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숲에서

제비꽃

설리숲 2009. 4. 15. 21:34

 

 

  아이 때는 오랑캐꽃이라 불렀지.

 꽃잎이 청나라 여진족 대갈통을 닮았다고 병자호란 때부터 그렇게 불렀다 하네.

 

 씨방을 짜개면 서캐 같은 씨가 가득 들었다.

 아이들은 그 씨가 흰색이면 그 해 풍년이고 까만색이면 흉년이라 믿어서

 길섶 오랑캐꽃을 보면 일없이 씨방을 따 열어 보곤 했드랬지.

 

 그래 애먼 오랑캐꽃들이 자손을 남기지 못하고 허무하게 사라지곤 했다.

 그러니 철없는 애들이지.

 씨야 처음 맺으면 여물지 않았으니 흰색이고 야무지게 여물면 까만색임을 아이들이 미처 생각이나 했을라구.

 

'서늘한 숲 > 숲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들의 숲  (0) 2009.06.11
영지 버섯  (0) 2009.04.17
생강나무 노란꽃  (0) 2009.04.11
겨울의 끝자락  (0) 2009.03.02
선녀와 나무꾼 외전  (0) 2008.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