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say love it is a flower
And you it's only seed
그녀가 노래한다.
사랑은 한 송이 꽃이요
오직 당신만의 씨앗이에요
카페 <아테네>
머나먼 이국, 그 땅에서도 맨 끄트머리 통영에서 그녀가 사랑을 노래한다.
한 송이 장미를 꿈꾸면서 장미를 노래한다.
라이브카페엘 갔다.
26살 가녀린 아가씨 마리안...
노래를 잘 한다는 건 분명 신이 내린 축복이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저 노래만 불러도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준다.
저 아가씨는 왜 조국 필리핀을 떠나 왔을까. 어차피 코리아에서도 노래할 거면 왜 필리핀에서 노래할 생각은 안했을까.
유색인종에 대한 비열한 시선으로 가득찬 곳, 게다가 딴따라에 대한 차가운 냉대가 팽배한 이곳에 왜 왔을까.
이것저것 물어보려 했으나 그녀의 짧은 한국말과 나의 짧은 영어가 조화를 이뤄 대화가 되질 않는다.
동남아 여인들은 새까만 눈이 참 이쁘다.
"반갑습니다"
내미는 손. 손이 지나치게 작다. 너무 차갑다. 너무 작고 차가워서 맘이 아리다. 참 거칠고 벅차게 살아야 하는 현실임을 느낀다.
<물안개>를 부를 때는 어눌한 발음이더니 <The Rose>는 사뭇 내 가슴에 물결친다.
아, 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위대한 이들이냐.
겨울의 차가운 눈 속에서도
봄의 사랑스런 햇빛을 받으면
한 송이 장미로 피어날 씨앗이 숨어 있어요.
셀린 디옹을 가장 존경한다고...
<My Heart Will Go on>을 열창한다.
내 감성이 전율한다. 저 실력이면 톱가수로서 수 억원을 벌 텐데...
노래도 지지리도 못하는 소위 비주얼가수는 그저 얼굴만 잠깐 내밀어도 수억씩 받아가건만, 온몸에 전율을 느끼게 하는 저 남국의 가녀린 아가씨는 얼마나 고단한 삶에 허덕일까.
라이브 카페 <아테네>
그곳에 내일도 모레도 영원한 아름다운 장미를 꿈꾸며 장미를 노래할 그녀 마리안이 있다.
* <아테네의 흰 장미>는 나나무스꾸리의 노래 제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