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불어오는 곳
그곳으로 가네
햇살도 눈부신 곳.
제주 산굼부리가 가을 억새 명소라 하기에 한번 가 보고 싶었다.
과연 풍광 좋은 절경이긴 한데 기대치가 너무 높아서였을까.
정선 민둥산의 억새와 사자평의 들판을 이미 본 눈에 산굼부리는 그닥 기대치에 미치지는 않았다.
비주얼은 황홀하리만치 새하얀 민둥산의 그것에 못 미치고, 스케일은 광활한 사자평의 그것에 못 미친다.
제주 대부분의 관광지처럼 이곳은 입장료가 있다.
입장료 6천 원.
만약 이곳을 기준으로 입장료를 산정한다면 민둥산은 12,000원, 사자평은 1만 원 정도 책정할 수 있겠다.
다만 이곳은 바로 대로 옆 평지라 접근성이 좋아 그만큼의 프리미엄이 있긴 하다.
어쨌든 돌 바람이 많은 제주라 그것들과 어울린 억새 풍경은 근사하다. 더구나 우뚝 솟은 한라산이 보이는 배경은 제주만의 독특한 풍광이다.
어느새 계절이 이만큼 이울어 바람 부는 언덕은 꽤나 쌀쌀해 당장이라도 겨울이 들이닥칠 것 같은 느낌이다.
아니나 다를까. 그날밤 한라산엔 눈이 내렸다. 첫눈 치고 제법 많아 성판악 길엔 제설차가 이른 아침부터 부지런히 돌아다녔다.
따뜻한 남쪽 섬이지만 눈도 제일 먼저 오는 여기는 머나먼(?) 남국.
이제 가을도 다 끝나가는 모양이다.
영화 <매디슨 타운티의 다리> 중에서 : Doe Eyes
'서늘한 숲 > 숲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금강의 가을 (0) | 2023.10.26 |
---|---|
겨울에 아름다운 자작나무들 (0) | 2022.12.05 |
드디어 으름을 먹어 보다 (0) | 2022.09.30 |
이름이 주목인 이유 (0) | 2022.06.08 |
동백을 보러 갔지만 동백꽃은 보지 못했네 (0) | 2022.03.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