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죽음처럼 꽃이 지고 있었다.

설리숲 2014. 4. 18. 21:28

  꽃잎들이 다 떨어지고 있었다. 아이들의 피기도 전에 다 떨어졌다.

  찬 바다 속으로 사라져 간 그들에게 우리 어른들은 무엇을 해줄 수 있지?

 

  삶에 대하여 가장 심원하게 생각하는 날들이다..

  이것도 빌어먹을 사치인  알지만...

 

 그저 숨쉬고 살아 있다는 것,

 배고프면 또 꾸역꾸역 찾아 입에 넣는 단순한 생태가 그저 감사할 뿐이다. 아웅다웅 거리는 게 다 부질없어 보인다.

 

 처절하게 꽃잎이 날리어 쌓이고 있었다. 나무는 꽃잎이 떨어지면 파란 잎을 달고 무성해지지만 떨어진 우리 젊은이들은 어디로 가는가.

 

 즐거운 여행 중에도 마음은 사뭇 아래로 아래로 가라앉았다.

 무신론자이면서도 오늘,

 전지전능하신 그 분의 구원을 간절히 바란다.

 세월호와 그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금산 여행.

 꽃이 지고 있었다.

 

 

 

 

 

 

 

 

 

 

 

 

 

 

 

 

 

 

 

 

 

 

 

 

 

 

 

 

슈베르트 : 죽음과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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