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들이 다 떨어지고 있었다. 아이들의 피기도 전에 다 떨어졌다.
찬 바다 속으로 사라져 간 그들에게 우리 어른들은 무엇을 해줄 수 있지?
삶에 대하여 가장 심원하게 생각하는 날들이다..
이것도 빌어먹을 사치인 줄 알지만...
그저 숨쉬고 살아 있다는 것,
배고프면 또 꾸역꾸역 찾아 입에 넣는 단순한 생태가 그저 감사할 뿐이다. 아웅다웅 거리는 게 다 부질없어 보인다.
처절하게 꽃잎이 날리어 쌓이고 있었다. 나무는 꽃잎이 떨어지면 파란 잎을 달고 무성해지지만 떨어진 우리 젊은이들은 어디로 가는가.
즐거운 여행 중에도 마음은 사뭇 아래로 아래로 가라앉았다.
무신론자이면서도 오늘,
전지전능하신 그 분의 구원을 간절히 바란다.
세월호와 그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금산 여행.
꽃이 지고 있었다.
슈베르트 : 죽음과 소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