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 보면
악한 마음이 없으면 사람과 짐승도 의심과 경계 따위가 있을 리 없다. 우리에게 독기가 없는 것을 그들은 그냥 느낌으로 안다.
그러기에 같은 공간 안에서 역시 인연을 맺고 지내는 것이다.
풀가실의 야생 산토끼도 역시 사람의 정을 알고 있는 것 같다.
내가 선하면 결코 악행이 되어 돌아오지 않는 법이다.
토끼가 그걸 깨우쳐 준다. 다만 토끼 본연의 야생성을 잃고 필요 이상으로 인간화 될까 그게 염려다.
이 골짜기는 등산객들이 더러 오르내리곤 한다.
행여 악의가 있는 사람에게 평소대로 경계없이 다가갔다가 돌이키지 못할 변이라도 당할까.
바흐 : 시칠리아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