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깃털처럼 가벼운

설리숲 2013. 9. 17. 19:13

 들판길을 가고 있는 아름다운 여자가 있어

 관능적이고 섹시한 자태에 바람과 햇님이 음충한 욕심이 일어 그 여자를 벗기고 싶었다.

 먼저 바람이 강력한 힘으로 휘몰아 여인을 겁탈하려 했지만 여인은 그럴수록 옷자락을 꼭 여미고 좀체로 벗겨지지 않았다.

 능글맞게 빙글거리던 햇님이 뜨거운 열기를 내리쬐자 여인은 스스로 옷을 벗었다.

 우리가 아는 이솝우화의 성인판 이야기다.

 햇님은 화간이요 바람은 성폭력범이 된 셈이다.

 어느 버전에서는 바람이 여인의 귓속에 바람을 불어넣어 흥분한 여인이 스스로 옷을 벗어 바람이 승리했다 한다.

 

 한데 마늘이나 생강을 까는 건 바람이다. 기계가 있어 그 안에 마늘을 투입하여 강력한 에어를 쏘면 껍질이 벗겨진다. 이 정도 되면 성폭력이고 뭐고 의미가 없어진다. 바람이 갑이다.

 예전 인신매매단이 활개를 치며 세상을 한동안 어지럽게 했던 시절이 있었다. 길거리 부녀자들을 봉고차에 강제로 태워 이쁘면 성업소에 팔고 그렇지 않으면 섬으로 보내 마늘 까는 일을 시킨다는 낭설들이 있었다.

 그래 못 생긴 여자를 비하하는 의미로 "마늘은 깔 줄 알겠네"라며 낄낄거리기도 했다. 철없는 소싯적의 일이지만 뒤늦게라도 졸렬했던 소견머리를 반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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