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마을이 있는 풍경

부여 신동엽 생가

설리숲 2013. 9. 3. 20:50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신동엽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송이 없는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네가 본 건, 먹구름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을 살아갔다.

 

  네가 본 건, 지붕 덮은
  쇠 항아리,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을 살아갔다.

 

  닦아라, 사람들아
  네 마음속 구름
  찢어라, 사람들아,
  네 머리 덮은 쇠 항아리.

 

  아침 저녁
  네 마음속 구름을 닦고
  티 없이 맑은 영원의 하늘
  볼 수 있는 사람은
  외경을
  알리라

 

  아침 저녁
  네 머리 우 쇠항아릴 찢고
  티 없이 맑은 구원의 하늘
  마실 수 있는 사람은

 

  연민을
  알리라
  차마 삼가서
  발걸음도 조심
  마음 모아리며.

  
  서럽게
  아 엄숙한 세상을
  서럽게
  눈물 흘려

 

  살아 가리라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자락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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