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가장귀에 돌을 꽂아 두면 과실이 잘 열린다고 한다.
말하자면 나무를 여자로 보고 그 가랑이에 남자를 상징하는 돌을 꽂는 것이다.
이걸 '대추나무 시집 보낸다'고 하는데 집터서리의 과실나무를 대상으로 하고 주로 대추나무에 이 행사(?)를 치른다.
넓은 의미의 토테미즘 혹은 모계신앙의 일종으로 과학적인 근거는 없는 민간신앙이지만 신기하게도 그해에는 정말 과실이 잘 열린다.
어릴 때 내 살던 시골에서도 이런 풍경을 많이 봤는데 요즘도 시골마을을 다니다 보면 더러 눈에 띄곤 한다.
이 신앙심은 의외로 깊어 돌도 허접한 것이 아닌 크고 좋은(?) 놈을 골라 꽂는다.
환경과 대상은 다르지만 뱃사람들이 여자를 배에 안 태우는 것은 여자에 대한 비하해서가 아닌, 바다를 여자로 숭앙하는 신앙 때문이다. 여자를 배에 태우면 바다가 질투를 해서 해꼬지릏 한다는 뱃사람들 특유의 민간신앙이다. 그들의 생활에는 죽음과 슬픔이 상존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