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도 울울창창 무성하여 한낮에도 어둡던 숲이 시나브로 잎들을 떨구고 있다.
찬비 내리고 바람 몹시 불더니 다래덩굴이 잎이 죄다 사라져 마치 실타래 같다.
잘 나가던(?) 청춘시절에 크리스마스 때가 되면 트리를 만들어 장식하겠다고 저 다래덩굴을 찾아 겨울산을 헤맨 적이 있다. 지금 생각엔 유치하기만 한 그 치기들이 그때는 꽤나 낭만적이고 유쾌했었다.
나이를 먹는다는 게 그런 거지. 어릴 때의 장난들이 하나도 재미 없어지는 것.
대신 그때그때 나이에 맞게 새로운 흥미거리가 생기지. 청년 때는 아예 관심조차 없었던 것들.
나이 먹는다고 서러워할 것은 결코 아님을...
지금은 저렇지만 겨울이 되면 다래덩굴은 하얗게 된다. 초록색의 천편일률적인 크리스마스트리가 아니고 색다르게 장식하려 한 기발한 발상은 누구의 찬란한 머리에서 나왔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