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할멈이 심심해
설리숲
2014. 8. 5. 00:27
심심해 죽겠다. 요사이 노인정엘 가도 팽나무 밑 정자엘 가도 늙은이들이 코빼기도 안 보인다.
워낙 날이 더우니 그럴 만도 하다.
장마라는데 비는 병아리 오줌만큼 찔끔거리다 말고 늙은이들도 살맛이 안 나는 게지.
할멈은 참말 심심해 죽겠다.
오늘은 모처럼 아침부터 비가 와 날이 그닥 덥지 않으니 혹시라도 할망구 하나 정자에 나와 앉았을까 나가 보았지만 역시 아무도 없다.
회관에 가도 아무도 없다. 빈 방에 들어가 잠깐 누웠으나 영 심심해 도로 일어나 나왔다.
- 영감한테나 시비 걸어보까...
중얼거리며 집으로 오니 똥배를 내놓은 채 영감은 개를 끌어안고 자고 있다.
대문은 멀라고 활짝 열어논겨? 원 심심해 살 수가 있나...
영감 자지 개 자지...
이그~~